자식의 신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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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일권(가명)남 (49세)
경찰이 들이닥쳤다.
부천시 원미구 00동 00번지에 살인사건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.
신고된 번지 내에 진입한 무장경찰들은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.
집안이 약간 어지러워진 것 외에 그렇게 난장판이지도 않았고 어디를 보아도 살인 사건이 일어난 흔적도 없었기 때문이다.
아내같이 보이는 여인이 조금 흥분되어 있는 상태로 집에 들어 온 경찰들을 의아한 듯 바라보았고 저 쪽 구석에 한 남자가 쭈그리고 휑한 눈으로 경찰들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.
한눈에 보아도 중증 알코올 중독 자와 그에게 시달림을 받는 아내임을 짐작하게 하였고 조금 전까지 싸우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.
조금은 두려운 듯 바라보고 있는 알코올 중독 자와 극도로 화가 난 듯 한 아내를 번갈아 보며 몇 마디 물어보던 경찰들은 단순한 가정 부부 싸움으로 상황을 파악한 듯 집에서 나갔고 남편은 다시 술병을 나발 불고 있는 사이 아내는 저쪽 아이들 방으로 들어갔다.
거기에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큰아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작은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.
그런데 바로 큰 아이가 경찰에 신고한 장본이었다는 것을 아내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.
술을 먹고 엄마와 아빠가 항상 싸우는 것을 지겹게 보아오고 있는 불쌍한 이 어린 아들이 보다 못해 경찰에 신고를 했던 것이다.
그리고 그 후 그들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.
“죽이고 싶은 아빠다. 아니 아빠라고 부르기도 싫다. 나가서 없었으면 좋겠다.”
알코올 중독 아버지를 둔 가정의 자녀들에게서 거의 모두 발견되는 정서 상태이지만 너무도 가슴이 아픈 상황이 아닐 수 없다.
술만 먹고 무위도식하는 아버지, 무엇이 잘했다고 일하고 오는 엄마에게 시비를 걸고 어린 자식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알코올 중독 자, 술이 취하면 꼼짝도 안하고 여기 저기 소주병이 어질러져 있는 방구석에 귀신처럼 자빠져 있는 그 피폐된 모습에 아내는 물론이지만 어린 아이들도 벌써 정신질환자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.
10여 년을 이렇게 살고 있는 정 모 씨를 찾아간 날도 여지없이 술을 먹고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.
그를 간신히 데리고 경기도 모처에 있는 알코올 중독 자들을 모아 살고 있는 000선교회라는 곳에 데리고 갔다.
그를 그곳에 약 일주일 정도 머물게 하면서 알코올 중독으로 끝까지 간 많은 사람들의 비참한 상태들을 목격하게 했고 당신도 저 사람들처럼 되어 가고 있으며 지금 무엇인지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꼭 그렇게 비참한 말로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.
그리고 일주일 후에 그를 데려 오면서 우리나라에 600만 이상의 알코올 중독 자가 있다는 것과 그들을 돌보고 치유해야 할 사역자들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과 정씨 당신이 지금부터 잘 준비만 한다면 사회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 주었다.
그리고 그렇게 결정하고 따른 다면 우리 기독교 국제 금주학교가 끝까지 도와 줄 것이라는 것도 아울러 말해 주었다.
그로부터 단주 생활 10년여의 세월이 흘렀고 술을 끊는 문제를 훌쩍 넘어서 가정에서 최고의 아빠로 인정받고 사회적으론 신학을 하여 목사가 되고 또 다른 불쌍한 알코올 중독 환자들을 교육하고 돌보는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어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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